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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서랍상자

지하철에서 만난 장난감 행상

지하철을 타고 무의미한 시간을 소비하며 어디론가 향해 가는데

건너편 지하철 칸에서 익숙한 모습으로 손수레를 하나 끌고 행상이 들어온다.

앉은 이들은 눈을 감고 서있는 사람들은 이어폰에 귀를 맡기고 무시하려한다.

 

행상은 작은 장난감 팽이를 꺼낸다. 조잡하기 그지 없어보이는 팽이는

투명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데 안에 LED로 반짝반짝 빛나면서 돌아가게 되어있다.

실용적이고 완벽하며 바깥에서도 많이 팔리는 물건도 외면을 받을 텐데

 

승객들은 지갑에서 하나씩 돈을 꺼내기 시작했다.

집에 있는 손주가 생각난다며 돈은 건내는 할머니

옆집 애가 장난감 좋아한다고 사가는 아주머니

자기 아들한테 줄거라며 반쯤 술에취해 얼굴이 붉게물든 젊은 아저씨도

여기저기서 행상 아저씨를 부르는 소리가 이어진다.

 

요즘에 싸구려 장난감 하나가 늘어난다고 해서 기뻐하는 애들이 있을까만은

어머니가 얻어오신 만득이,

어린시절 아버지 퇴근한다고 전화오면 기쁜마음에 대문까지 나가있는데

해가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술에 취해 붉은 얼굴로 비틀거리면서 한손에 들린 코알라인형

인형상점에 술취한 몸을 이끌고 그 크신손 만한 작은 인형을 사는 아버지의 마음도

행상에게 물건을 사는 사람들과 같이 받는 애가 기뻐할 걸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했을까?

 

나는 적어도 작은 하나하나에도 기뻐하며 감동을 받고 행복했었다.

하나하나 추억이란 이름의 내마음속의 별이 된다.